1920년대
빈녀의 노래 1
밤깊도록 베짜는 외론 이心思
뉘옷감을 이몸은 이리 짜는가.
× ×
팔벼개 수우잠도 맛볼길 없이
텅텅텅 북 울니며 벼짜는몸엔
겨울의 긴긴밤이 그저 치울뿐
뉘옷감을 이몸은 이리 짜는가.
夜久織未休 戞戞鳴寒機 야구직미휴 알알명한기
機中一匹練 終作阿誰衣 기중일필련 종작아수의
팔벼개 수우잠도 모도다 그림의떡
긴겨울 밤을새며 텅텅텅 짜는이벼
그뉘가 입을것인고 心思설어 하노라.
주석
빈녀(貧女) 가난한 여인. 남의 옷감을 짜며 살아가는 처지를 노래한 한시 '빈녀음(貧女吟)'을 우리말로 옮긴 연작이다.
수우잠 '선잠'을 뜻하는 옛말. 깊이 들지 못하고 설핏 드는 잠을 가리킨다.
夜久織未休(야구직미휴) 한시 원구. '밤이 깊도록 베 짜기를 쉬지 못한다'는 뜻으로, 본문의 우리말 시는 이 한시를 옮긴 것이다.
북 베틀에서 씨실 꾸리를 넣어 날실 사이로 오가게 하는 기구. '텅텅텅'은 그 베틀 소리를 흉내 낸 것이다.
심상·해설
추운 겨울 긴긴밤, 팔베개 선잠조차 못 자고 텅텅텅 베틀 소리만 울리며 남이 입을 옷감을 짜는 가난한 여인의 고단하고 서러운 모습이 또렷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