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1950년대
물레
물레나 바퀴는
실실이 시르렁
어제도 오늘도 흥겨이 돌아도
사람의 한 생(生)은 시름에 돈다오.
물레나 바퀴는
실실이 시르렁
외마디 겹마리 실마리 풀려도
꿈 같은 세상은 가두새 얽힌다.
물레나 바퀴는
실실이 시르렁
언제는 실마리 잠자던 도련님
인제는 못 풀어 날 잡고 운다오.
물레나 바퀴는
실실이 시르렁
원수의 도련님 실마리 풀어라
못 풀 걸 왜 감고 날더러 풀리나.
주석
실실이 실 한 올 한 올마다. 실 가닥마다.
시르렁 물레가 돌아갈 때 나는 소리를 흉내 낸 의성어.
겹마리 여러 겹으로 겹쳐진 실마디. '외마디'와 짝을 이뤄 단순함과 복잡함을 대비함.
가두새 '갈수록·자꾸만 더'의 뜻으로 읽히는 옛말. 세상사가 풀릴 듯 더 얽힘을 나타냄.
심상·해설
시르렁시르렁 흥겹게 돌아가는 물레 곁에서, 풀릴 듯 더 얽히는 실마리에 빗대어 한평생의 시름과 풀리지 않는 인연을 곱씹는 여인의 모습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