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드나는 세월
갈밭에 바람 부니 이슬 새롭고
넓은 들은 가없이 풀 자란 것을
내 가노라 밤낮을 물은 쉬잖아
봄엔 꽃이 가을엔 잎사귀 지네.
簾葭風起露華新 平楚無邊思殺人 염가풍기노화신 평초무변사살인
逝水那堪如寸晷 春花秋葉可憐身 서수나감여촌구 춘화추엽가련신
갈밭을 바람 도니 이슬은 방울지고
긴 들엔 풀 자라고 강(江)물은 흘러흘러
봄가을 꽃과 잎사귀 피고 지고 하더라.
주석
갈밭 갈대가 우거진 밭, 갈대밭.
가없이 끝이 없이, 한없이.
逝水(서수) 흘러가는 물. 쉼 없이 흐르는 세월을 비유한다.
寸晷(촌구) 아주 짧은 시간. '구(晷)'는 해 그림자로, 시간을 뜻한다.
可憐身(가련신) 가엾고 애처로운 몸. 덧없는 세월에 늙어가는 인생을 이른다.
심상·해설
바람 이는 갈대밭에 이슬이 새로 맺히고 넓은 들엔 풀이 끝없이 자란다. 밤낮 쉬지 않고 흐르는 강물처럼, 봄꽃과 가을 잎이 피고 지는 것을 보며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을 헤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