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사랑하는 이의 이름
칠성아 칠성아
네 이름이 흔하건만
초당집 보비는 삼 년 전부터
가만히 자라는 마음의 풀을
베어버릴 힘없어서 ‘칠성’이라고
피로 쓰고 피로 지워 피로 샀다.
사람의 손이 가 닿지 않는 밭에
깨끗한 마음속 깊이 자라는 풀이라.
칠성아 칠성아
저 냇가에는 노란 꽃이 피면은
뚜렷한 달이 올라와서
가만히 피어 있는 사랑의 꽃을
시들게 하지 않으려고 ‘그리움’을
빛으로 비추고 빛으로 받는다.
그러나 보비는 그늘에 우니
칠성아 칠성아 네 이름이 봉선화라.
주석
칠성(七星) 북두칠성. 흔한 사내 이름이기도 하며, 여기서는 보비가 마음에 품은 임의 이름이다.
초당집 초가로 지은 별채나 집. '초당'은 억새·짚으로 지붕을 인 작은 집.
보비 이 시에 등장하는 처녀의 이름. 사랑을 가슴에 묻은 화자 자신을 가리키는 인물.
봉선화 여름에 붉게 피는 꽃. 손톱에 물들이며 그리는 마음을 담는 꽃으로, 이루지 못한 그리움을 상징한다.
심상·해설
차마 베어 내지 못한 마음속 사랑을 피로 쓰고 지우며 '칠성'이라 부르는 처녀가, 달빛 비친 냇가의 꽃 그늘에서 홀로 우는 애틋한 짝사랑의 정경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