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박넝쿨타령
1. 박넝쿨타령
박넝쿨이 에헤이요 벋을 적만 같아선
온 세상을 얼사쿠나 다 뒤덮는 것 같더니
하더니만 에헤이요 에헤이요 에헤야
초가집 삼간을 못 덮었네, 에헤이요 못 덮었네.
복숭아꽃이 에헤이요 피일 적만 같아선
봄동산을 얼사쿠나 도맡아 놀 것 같더니
하더니만 에헤이요 에헤이요 에헤야
나비 한 마리도 못 붙잡데, 에헤이요 못 붙잡데.
박넝쿨이 에헤이요 벋을 적만 같아선
가을 올 줄을 얼사쿠나 아는 이가 적더니
얼사쿠나 에헤이요 하룻밤 서리에, 에헤요
잎도 줄기도 노그라붙고 둥근 박만 달렸네.
박넝쿨이 에헤이요 벋을 적만 같아선
온 세상을 얼사쿠나 다 뒤덮는 것 같더니
주석
타령 한국 민요의 한 형식. 일정한 가락에 후렴을 넣어 부르는 노래.
벋을 적 ‘뻗을 적’. 덩굴이 한창 자라 뻗어 나갈 때.
에헤이요 / 얼사쿠나 민요의 흥을 돋우는 후렴구. ‘얼씨구나’의 변형이다.
초가집 삼간(三間) 세 칸짜리 초가집. 작고 소박한 집을 뜻한다.
노그라붙고 ‘녹아붙고’의 변형. 서리에 잎과 줄기가 시들어 들러붙는 모양.
심상·해설
온 세상을 다 덮을 듯 뻗던 박넝쿨이 하룻밤 서리에 잎과 줄기가 녹아붙고 둥근 박만 남는 모습으로, 한때의 기세가 덧없이 스러지는 무상함을 흥겨운 가락에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