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새빨간 기관차
느으릿 느으릿 한눈파는 겨를에
사랑이 수이 알어질가도 싶구나.
어린아이야, 달려가자.
두뺨에 피여오른 어여쁜 불이 일즉 꺼져 버리면 어찌 하자니?
줄 달음질 쳐 가자.
바람은 휘잉. 휘잉.
만틀 자락에 몸이 떠오를 듯.
눈보라는 풀. 풀.
붕어새끼 꾀여내는 모이 같다.
어린아이야, 아무것도 모르는
새빨간 기관차처럼 달려가자!
주석
만틀 망토(mantle). 소매 없이 어깨에 걸쳐 둘러 입는 외투.
줄달음질 단숨에 내처 달리는 달음박질.
심상·해설
휘몰아치는 바람과 풀풀 날리는 눈보라 속을, 두 뺨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새빨간 기관차처럼 거침없이 내달리는 힘찬 질주감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