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말 1
청대나무 뿌리를 우여어차! 잡아 뽑다가 궁둥이를 찧었네.
짠 조수물에 흠뻑 불리어 휙 휙 내두르니 보랏빛으로 피어오른 하늘이 만만하게 베어진다.
채찍에서 바다가 운다.
바다 위에 갈매기가 흩어진다.
오동나무 그늘에서 그리운 양 졸리운 양한 내 형제 말님을 찾아갔지.
「형제여, 좋은 아침이오.」
말님 눈동자에 엊저녁 초사흘 달이 하릿하게 돌아간다.
「형제여 뺨을 돌려 대소. 왕왕.」
말님의 하이얀 이빨에 바다가 시리다.
푸른 물 들 듯한 언덕에 햇살이 자개처럼 반짝거린다.
「형제여, 날씨가 이리 휘영청 갠 날은 사랑이 부질없어라.」
바다가 치마폭 잔주름을 잡아 온다.
「형제여, 내가 부끄러운 데를 싸매었으니
그대는 코를 불으라.」
구름이 대리석 빛으로 퍼져 나간다.
채찍이 번뜻 뱀을 그린다.
「오호! 호! 호! 호! 호! 호! 호!」
말님의 앞발이 뒷발이오 뒷발이 앞발이라.
바다가 네 귀로 돈다.
쉿! 쉿! 쉿!
말님의 발이 여덟이오 열여섯이라.
바다가 이리 떼처럼 짖으며 온다.
쉿! 쉿! 쉿!
어깨 위로 넘어닫는 마파람이 휘파람을 불고
물에서 뭍에서 팔월(八月)이 퍼덕인다.
「형제여, 오오, 이 꼬리 긴 영웅(英雄)이여!
날씨가 이리 휘영청 갠 날은 곱슬머리가 자랑스러워라!」
주석
청대나무 베어서 마르지 아니한, 푸른 빛깔의 대나무. 여기서는 말채찍의 재료로 쓰인다.
마파람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뱃사람들이 이르는 말, 곧 남풍.
초사흘 달 음력 초사흘 무렵에 뜨는 가느다란 초승달.
심상·해설
휘영청 갠 여름 아침 바닷가에서 청대나무 채찍을 휙휙 내두르면 보랏빛 하늘이 베어지고 채찍에서 바다가 우는 듯한데, 흰 이빨을 드러낸 말을 '형제여' 부르며 함께 뛰노는 생기와 약동이 넘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