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시와 술
술 과(過)하면 본성(本性)을 잃기가 쉽고
시(詩) 잘하면 사람은 궁(窮)케되나니
아모리 시(詩)와 술이 벗은 될망정
친(親)키도 성글기도 모다 어렵소.
酒過能伐性 詩巧必窮人 주과능벌성 시교필궁인
詩酒雖爲友 不踈亦不親 시주수위우 불소역불친
본성(本性)은 술에잃고 노래엔 궁(窮)케되오
시(詩)와술 모다좋와 벗으로 즐길망정
친(親)차니 어러운일이 성키자니 딱하오.
주석
벌성(伐性) 본성을 해침. '술 과하면 본성을 잃는다'는 구절의 한자어로, 지나친 음주가 천성을 망친다는 뜻.
궁(窮)케되나니 궁색해지나니. 가난하고 곤궁한 처지가 됨. 시를 잘 지을수록 세속의 영달과 멀어진다는 옛 관념을 담았다.
성글기 / 성키 사이를 성글게 함, 곧 멀리함. '성글다'는 사이가 뜨다·소원하다는 뜻.
酒過能伐性 詩巧必窮人 원작 한시 구절. '술이 지나치면 본성을 해치고, 시가 정교하면 반드시 사람을 궁하게 한다'는 뜻.
심상·해설
시와 술을 벗 삼고 싶으나, 술은 본성을 흐리고 시는 사람을 궁하게 하니 가까이도 멀리도 못 하는 선비의 자조 어린 갈등을 담담히 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