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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천
1920년대

압천

정지용 · 1920년대
押川 十里ㅅ벌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날이 날마다 님 보내기 목이 자졌다...... 여울 물소리...... 찬 모래알 쥐여 짜는 찬 사람의 마음, 쥐여 짜라. 바시여라. 시언치도 않어라. 역구풀 욱어진 보금자리 뜸북이 홀어멈 울음 울고, 제비 한 쌍 떳다, 비마지 춤을 추어. 수박 냄새 품어오는 저녁 물바람. 오랑쥬 껍질 씹는 젊은 나그네의 시름. 押川 十里ㅅ벌에 해가 저믈어...... 저믈어......

주석

押川 (압천) 일본 교토를 흐르는 가모가와(鴨川). 정지용이 교토 유학 시절 머물던 곳으로, 강가에서 이별과 향수를 노래함.

역구풀 여뀌풀. 물가에 자라는 한해살이풀.

뜸북이 뜸부기. 여름철 논이나 물가에서 우는 새.

심상·해설

이국의 강 압천 십 리 벌판에 해가 저물고 여울 물소리만 울리는 황혼, 오렌지 껍질을 씹으며 찬 모래알을 쥐어짜는 젊은 유학생의 외로운 향수와 시름이 번지는 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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