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병
부헝이 울든 밤
누나의 이야기-
파랑병을 깨치면
금시 파랑바다.
빨강병을 깨치면
금시 빨강 바다.
뻐꾹이 울든 날
누나 시집 갔네-
파랑병을 깨트려
하늘 혼자 보고.
빨강병을 깨트려
하늘 혼자 보고.
주석
부헝이 부엉이. '부헝이'는 옛 표기·방언.
깨치면 깨뜨리면. '깨치다'는 '깨뜨리다'의 옛말·방언.
금시 금세, 지금 바로.
심상·해설
부엉이 울던 밤 누나가 들려주던 파랑·빨강 병의 이야기가, 누나가 시집간 뒤 혼자 병을 깨뜨려 하늘만 바라보는 어린 동생의 외로움으로 물들며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