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강 건너간 노래
섣달에도 보름께 달 밝은 밤
앞내강 짱짱 얼어 조이든 밤에
내가 부른 노래는 강 건너갔소
강 건너 하늘 끝에 사막도 닿은 곳
내 노래는 제비같이 날러서 갔소
못 잊을 계집애 집조차 없다기에
가기는 갔지만 어린 날개 지치면
그만 어느 모래불에 떨어져 타서 죽겠죠。
사막은 끝없이 푸른 하늘이 덮여
눈물 먹은 별들이 조상 오는 밤
밤은 옛일을 무지개보다 곱게 짜내나니
한 가락 여기 두고 또 한 가락 어디 맨가
내가 부른 노래는 그 밤에 강 건너갔소。
주석
보름께 음력 보름 무렵.
조이든 '조이던'의 옛 표기. 추위에 꽁꽁 얼어 죄어드는 모양.
모래불 강가나 바닷가의 모래벌, 모래톱.
조상(弔喪) 남의 죽음에 대하여 슬퍼하는 뜻을 나타내며 상주를 위문함. 조문.
심상·해설
섣달 보름밤 쩡쩡 얼어붙은 강 위로 부른 노래가 제비처럼 날아 사막 끝으로 사라지고, 눈물 머금은 별들이 조문 오듯 빛나는 차고 애틋한 겨울밤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