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옛집
왕대 우거진 옛집에 와서
좀내 쾨쾨한 골방에 불끄고 누우면
등 너머 번져오는 머언 마을 개소리는
두고 온 마을의 흉한 소문인 양
마음은 조바심의 불심지를 꼬고
눈에 그리운 얼굴이 등불을 켠다
주석
왕대 볏과의 대나무. 줄기가 굵고 키가 큰 대나무.
좀내 좀이 슬어 나는 냄새. 오래되고 곰팡내 나는 냄새.
쾨쾨한 '퀴퀴한'의 방언. 상한 듯 나는 고약한 냄새.
불심지 등잔·초의 심지. '불심지를 꼬다'는 애를 태우며 마음을 졸이다.
심상·해설
왕대 우거진 옛집의 퀴퀴한 골방에 불 끄고 누우니 등 너머 먼 마을 개 짖는 소리가 두고 온 고향의 흉한 소문처럼 들리고, 마음 졸이는 눈앞에 그리운 얼굴이 등불처럼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