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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털링
1930년대

스털링

박용철 · 1930년대
카멜벌에 봄들면 갈매기는 장기(鋤[서])뒤를 딸아온다 저 푸른하늘에 하얀 날개 날개! 너 이마와 가슴도 히더니라 사랑아! 허나 이제 너를 볼수 없고나 소식맡은 제비는 해마다 다름없이 양귀비 핀 골작과 들을 스쳐 난다 제짝을 따르는 저 새야 부러워라 나무가지에 새잎새 피어날제 카멜의 숲과 내ㅅ가에 종달이는 햇빛에서 질긴다 지—지구 지—지구 하나님의 음악 네 보금자리 가까운데 저의발이 밟든곳 저의 발자최 그만 끊어졌고나 노래하라 사랑하는새야 나는 노래 못한다 네가 일킨 생각은 멀고 앗질하고나 푸른 봄하늘 네게 복되건만 내겐 모 하늘이나 다 같고나 카멜의 아름다운숲속에 제비초리꽃 바람에 구부린다 오 너 멀리가버린 설어운꼿아! 슬픈순간에 내가찾은 장미야! 그장미 내가다시 못보겠고나! 가만이 천천이 떨어진 꽃잎새들 풀우에 나려앉은 향기론 눈송이들 이제 모아지면 한때멀었든눈에 언제나 거륵한것을 삼으련다 카멜의 고요한솔밭에 미나리아재비꽃 흩어지고 일은 羽扇豆[우선두] 거기푸르렀다! 이제 들丁香[정향] 내음새 공기속에 벌집깨진 꿀같이 넘친다 이같이 天國[천국]의꽃들도 저의정기를 아침하늘에 쏟을수있었으면, 그래 너의향내가 유령같이. 옛날에 집으로 돌아가든길에 나려앉었으면

주석

스털링 미국 시인 조지 스털링(George Sterling, 1869~1926). 캘리포니아 카멜(Carmel)을 배경으로 죽은 연인을 기린 만가의 번역이다.

카멜 미국 캘리포니아의 해안 마을 카멜바이더시(Carmel-by-the-Sea). 스털링이 살던 곳.

장기(鋤) 쟁기. 밭을 가는 농기구. '鋤'는 호미·쟁기를 뜻하는 한자.

우선두(羽扇豆) 루핀(lupine). 잎이 부채살처럼 갈라진 콩과 식물로, 한자어 차용 표기.

들정향(丁香) 들에 자라는 라일락 종류, 혹은 정향나무 꽃. 향이 짙다.

제비초리꽃 제비꽃을 가리키는 표현.

심상·해설

봄이 돌아온 카멜의 들과 솔밭에 갈매기와 종달새가 노래하고 꽃잎이 향기로운 눈처럼 흩날리지만, 그 봄을 함께 보던 연인은 이미 떠나 그 발자취가 끊긴 자리의 사무치는 그리움이 짙게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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