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눈 쌓인 밤
늙은 모과나무가 선 울 뒤에서
청승맞게 부헝이가 밤을 울고
바람소리에 놀랜 하눌에
얼어붙은 쪽달이 걸리면
낡은 호롱에 불을 켜들고
날 찾어오는 이 있을까 여겨
밟으면 자욱도 없을 언 눈길을
설레이는 마음은 더듬어간다
주석
부헝이 '부엉이'의 옛 표기.
쪽달 조각달. 가늘게 이지러진 달.
호롱 석유나 기름을 담아 심지로 불을 밝히던 작은 등잔.
심상·해설
부엉이 우는 겨울밤, 얼어붙은 조각달 아래 호롱불을 들고 올 리 없는 사람을 기다리며 눈길을 더듬는 외로운 마음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