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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우주
1920년대

불의 우주

황석우 · 1920년대
별들도 불 태양(太陽)도 불 별들과 태양(太陽)은 하늘 위의 불의 폭죽(爆竹)! 지구(地球)도 불의 세계(世界)에서 타락(墮落)해 나온 뱃속에 불을 통통히 배인 말썽거리의 색씨! 오오 우주(宇宙)는 한 개의 불구렁(갱坑) 속! 우주(宇宙)는 곧 불길로 틀어된 성운(星雲) 구멍 그 가운데는 별들과 태양(太陽)이 지질현상(地質現象)과 같이 크고, 작아지고 죽고 살고 변환복잡(變幻複雜) 암성(暗星)들은 곧 별, 태양(太陽)들의 시체(屍體)! 그러므로 금후(今後)의 우주(宇宙)는 한때는 불 꺼진 캄캄한 람푸와 같이 되기도 하리라 그러나 이 성운(星雲)의 구멍이 어느 큰 화산(火山)의 뱃속인지 어느 죽은 별의 지심(地心) 속인지 무엇인지 또 그 이전(以前)의 상태(狀態)는 미지(未知), 미지(未知).

주석

성운(星雲) 별들 사이에 구름처럼 퍼져 있는 가스와 먼지의 무리. 별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곳으로 여겨진다.

암성(暗星) '어두울 암(暗)·별 성(星)'으로,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어두운 별. 여기서는 다 타버린 별의 잔해를 뜻한다.

변환복잡(變幻複雜) 변하고 또 변하여 복잡하게 얽힘.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주의 모습을 이른다.

지심(地心) '땅 지(地)·중심 심(心)'으로, 땅의 한가운데, 곧 천체의 깊은 중심부를 가리킨다.

심상·해설

온 우주를 불로 들끓는 거대한 구덩이로 보고, 별과 태양을 폭죽과 시체로 그려내며 생성과 소멸이 거듭되는 천체의 변화를 격정적으로 사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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