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반딧불
보아라, 저게!
아—니, 또 여기!
까마득한 저문 바다 등대와 같이
짙어 가는 밤하늘에 별낮과 같이
켜졌다 꺼졌다 깜짝이는 반딧불!
아 철없이 뒤따라 잡으려 마라
장미꽃 향내와 함께 듣기만 하여라
아낙네의 예쁨과 함께 맞기만 하여라.
주석
별낮 별빛이 비치는 밤을 낮처럼 표현한 시어로, 별빛의 환함을 강조한 말이다.
듣기만 하여라 여기서 '듣다'는 향기를 코로 느낀다는 뜻으로 쓰인 옛 어법이다.
심상·해설
어두운 밤하늘에 등대처럼, 별빛처럼 켜졌다 꺼지는 반딧불의 명멸이 보인다. 잡으려 하지 말고 장미 향기처럼 그저 느끼라는 말에 여름밤의 신비로운 정취가 감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