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1950년대
바다의 마음
물새 발톱은 바다를 할퀴고
바다는 바람에 입김을 분다.
여기 바다의 은총이 잠자고 있다.
흰돛(白帆)은 바다를 칼질하고
바다는 하늘을 간질러본다.
여기 바다의 아량이 간직여 있다.
낡은 그물은 바다를 얽고
바다는 대륙을 푸른 보로 싼다.
여기 바다의 음모가 서리어 있다.
주석
백범(白帆) 흰 돛. 바다 위를 나아가는 배의 하얀 돛을 가리킨다.
아량(雅量) 너그럽고 깊은 도량.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바다의 넉넉한 품을 빗댄 말이다.
푸른 보(褓) 푸른 보자기. 바다가 대륙 전체를 푸른 천으로 감싸듯 둘러싸고 있음을 형상화한 표현이다.
심상·해설
물새가 할퀴고 흰 돛이 칼질하듯 가르는 바다가, 하늘을 간질이고 대륙을 푸른 보자기로 감싸 안으며 은총과 너그러움, 깊은 속내를 동시에 품고 있는 광경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