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말 2
까치가 앞서 날고,
말이 따라 가고,
바람 소올 소올, 물소리 쫄 쫄 쫄,
유월(六月) 하늘이 동그라하다, 앞에는 퍼언한 벌,
아아, 사방(四方)이 우리 나라로구나.
아아, 윗통 벗기 좋다, 휘파람 불기 좋다, 채찍이 돈다, 돈다, 돈다, 돈다.
말아,
누가 났나? 너를. 너는 몰라.
말아,
누가 났나? 나를. 나도 몰라.
너는 시골 두메에서
사람스런 숨소리를 숨기고 살고
나야 도회 한복판에서
말스런 숨소리를 숨기고 다 자랐다.
시골로나 도회로나 가나 오나
양친 못 보아 서럽더라.
말아,
메아리 소리 쩌르렁! 하게 울어라,
슬픈 놋방울 소리 맞춰 내 한마디 할라니.
해는 하늘 한복판, 금빛 해바라기가 돌아가고,
파랑콩 꽃다리 하늘대는 두둑 위로
머언 흰 바다가 치어드네.
말아,
가자, 가자니, 고대(古代)와 같은 나그넷길 떠나가자.
말은 간다.
까치가 따라온다.
주석
두메 도회에서 멀리 떨어져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깊은 시골.
대처(大處) 도회지. 사람이 많이 살고 번화한 곳. 본문의 '대처'를 도회로 풀었다.
꽃다리 콩 따위의 덩굴이 뻗으며 피우는 꽃과 그 줄기를 이르는 말.
심상·해설
까치가 앞서 날고 말이 뒤따르는 유월의 들길, 동그란 하늘과 퍼언한 벌이 온통 우리나라인 듯한데, 윗통 벗고 휘파람 불며 말과 함께 고대의 나그네처럼 길 떠나는 흥과 함께 양친 그리운 서러움이 배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