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할렐루야
곡성이 들려온다. 인가에 인가가 모이는 곳에.
날마다 떠오르는 달이 오늘도 다시 떠오고
누런 구름 쳐다보며
망또 입은 사람이 언덕에 올라 중얼거린다.
날개와 같이
불길한 사족수의 날개와 같이
망또는 어둠을 뿌리고
모든 길이 일제히 저승으로 향하여 갈 제
암흑의 수풀이 성문을 열어
보이지 않는 곳에 술 빚는 내음새와 잠자는 꽃송이,
다만 한 길 빛나는 개울이 흘러 ......
망또 우의 모가지는 솟치며
그저 노래 부른다.
저기 한 줄기 외로운 강물이 흘러
깜깜한 속에서 차디찬 배암이 흘러 ...... 사탄이 흘러...... 눈이 따겁도록 빨간 장미가 흘러 ......
주석
곡성(哭聲) 사람이 죽었을 때 크게 우는 소리, 곡소리를 뜻한다.
인가(人家) 사람이 사는 집을 이르는 말.
사족수(四足獸) 네 발 달린 짐승을 뜻하는 한자어.
할렐루야 '주를 찬양하라'는 뜻의 히브리어 감탄사이나, 이 시에서는 죽음과 어둠의 풍경 위에 역설적으로 얹혀 불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심상·해설
달뜬 밤, 망토를 둘러쓴 자가 언덕에서 중얼거리고 모든 길이 저승으로 향하며 검은 강물에 뱀과 사탄, 핏빛 장미가 흘러가는 음산하고 환상적인 죽음의 풍경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