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깽
1930년대

깽

오장환 · 1930년대
깽이 있다 깽은 고도한 자본주의국가의 첨단을 가는 직업이다 성미 급한 이땅의 젊은이는 그리하야 이런 것을 받어드렸다 알콜에 물탄 양주와 딴쓰로 정신이 없는 장안의 구석 구석에 그들은 그들에게 까지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아 여기와는 상관도 없이 또 장안의 한 복판에서 이땅이 해방에서 얻은 북쪽 삼십팔도의 어려운 주소와 숫한 “야미”꾼으로 완전히 막혀진 서울길을 비비어 뚫고 그들의 행복까지를 위하야 전국의 인민대표들이 모였다는 사실을…… 그러나 깽은 끝까지 직업이다 전국의 생산이 완전히 쉬어진 오늘에 이것은 확실히 신기한 직업이다 그리하야 점잖은 의상을 갖추운 자본가들은 새로히 이것을 기업한다 그리하야 그들은 그들의 번창해질 장사를 위하야 “한국”이니 “건설”이니 “청년”이니 “민주”니 하는 간판을 더욱 크게 내 건다

주석

깽(gang) 갱(gang), 곧 폭력 조직·깡패. 해방 후 정치 폭력단을 가리킴.

북쪽 삼십팔도 광복 후 남북을 가른 38선. 분단으로 막힌 길을 뜻함.

야미꾼 일본어 '야미(闇, 암거래)'에서 온 말로, 암시장에서 불법 거래를 하는 사람.

인민대표 해방 직후 결성된 인민위원회·전국인민대표자대회 등의 대표를 가리킴.

기업(企業)한다 사업으로 꾸려 경영한다는 뜻.

심상·해설

해방 직후 혼란한 서울 거리에서 정치 폭력단이 그럴듯한 간판을 내걸고 활개치는 모습을, 술집과 댄스홀의 퇴폐와 겹쳐 날카롭게 풍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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