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석양
보리밭 고랑에 드러누워
솟치는 종다리며 떠가는 구름장이며
울면서 치어다보았노라.
양지짝의 묘지는
사랑보다 다슷하고나
쓸쓸한 대낮에
달이나 뜨려무나
죄그만 도회의 생철지붕에 ......
주석
구름장 넓게 퍼진 두툼한 구름 덩이.
양지짝 양지바른 쪽. 볕이 잘 드는 자리.
다슷하고나 '따뜻하구나'의 옛 표기·방언.
죄그만 '조그만'의 옛 표기·방언.
생철지붕 '생철(生鐵)' 곧 함석으로 인 양철 지붕.
심상·해설
보리밭 고랑에 누워 종다리와 구름을 울며 올려다보는 화자가, 양지바른 무덤을 사랑보다 따뜻하다 느끼며 쓸쓸한 대낮 양철 지붕 위로 달이 뜨기를 바라는 고독이 스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