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고양이의 꿈
시내 위에 돌다리
달 아래 버드나무
봄안개 어리인 시냇가에, 푸른 고양이
곱다랗게 단장하고 비껴 있소. 울고 있소.
기름진 꼬리를 치들고
밝은 애달픈 노래를 부르지요.
푸른 고양이는 물오른 버드나무에 스르르 올라가
버들가지를 안고 버들가지를 흔들며
또 목놓아 웁니다, 노래를 부릅니다.
멀리서 검은 그림자가 움직이고
칼날이 은(銀) 같이 번쩍이더니
푸른 고양이도 볼 수 없고,
꽃다운 소리도 들을 수 없고
그저 쓸쓸한 모래 위에 선혈(鮮血)이 흘러있소.
주석
선혈(鮮血) 갓 흘러나온 선명하게 붉은 피. 아름다운 환상이 돌연 파국으로 끝나는 충격을 강렬한 색채로 드러낸다.
심상·해설
달빛 어린 봄 시냇가에서 푸른 고양이가 버들가지를 흔들며 애달피 노래하다가, 번쩍이는 칼날과 함께 사라지고 모래 위에 붉은 피만 남는 몽환적이면서도 섬뜩한 장면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