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구름과 눈물의 노래
성(城)돌에 앉아
우리 다만
구름과 눈물의 노래를 불러 보려나.
산으로 산으로 따라 오르며
초막들 조그만 조그만 속에
그 속에 네 집이 있고
네 집에서 문을 나서면 바로 성 앞이었다.
어디메인가
이제쯤은
너 홀로 단소 부는 곳 ......
어둠 속 성(城) 줄기를 따라 내리며
오로지 마음속에 여며 두는 것
시꺼먼 두루마기 쓸쓸한 옷깃을 펄럭이며
박쥐와 같이
다만 박쥐와 같이 날아 보리라.
성(城)돌에 앉아
우리 다만
구름과 눈물을 노래하려나
산마루 축대를 쌓고
띄엄띄엄 닦아 놓은
새 거리에는
병든 말이 서서 잠잔다.
눈 감고 귀 기울이면 무엇이 들려올까
들컹거리고 돌아가는 쇠바퀴 소리
하염없이 돌아가는 폐마(廢馬)의 발굽 소리뿐.
성(城)돌에 앉아
우리 다만
페가수스와 눈물의 노래를 불러 보려나.
주석
초막(草幕) 풀이나 짚으로 지붕을 인 작고 허름한 오두막집.
단소(短簫) 세로로 부는 작은 대나무 관악기. 맑고 애잔한 소리를 냄.
폐마(廢馬) 늙거나 병들어 쓸 수 없게 된 말.
페가수스(페가사쓰) 그리스 신화의 날개 달린 천마. 시적 영감과 비상을 상징하며, 병든 폐마와 대비됨.
심상·해설
어둑한 성돌에 앉아 구름과 눈물의 노래를 부르며, 옛집과 단소 소리를 더듬고 박쥐처럼 성벽을 도는 화자 곁에 병든 말이 잠든 거리가 펼쳐지는 쓸쓸하고 애상적인 장면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