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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청으로 가는 길
1930년대

공청으로 가는 길

오장환 · 1930년대
동무들은 벌써부터 기다릴 텐데 어두운 방에는 불이 켜지고 굳은 열의에 불타는 동무들은 나 같은 친구조차 믿음으로 기다릴 텐데 아 무엇이 자꾸만 겸연쩍은가 지난날의 부질없음 이 지금의 약한 마음 그래도 동무들은 너그러이 기다리는데— 눈발은 펑펑 내리다가도 금시에 어지러이 흐트러지고 그의 성품 너무나 맑고 차워 내 마음 내 입성에 절컥 않아라. 쏟아지렴… 한결같이 쏟아지려무나… 함박같은 눈송이.

주석

공청(共靑) 공산청년동맹(공산주의 청년 조직)의 줄임말. 동지들이 모이는 모임 장소를 가리킴.

입성 '옷'을 속되게 이르는 말. 입은 옷차림.

절컥 않어라 '(마음에) 척 들어맞지 않다, 선뜻 어울리지 않다'는 뜻의 방언적 표현.

심상·해설

불 켜진 어두운 방에서 동지들이 믿음으로 기다리는데, 지난날의 부질없음과 약한 마음에 겸연쩍어 망설이는 화자 위로 맑고 차가운 함박눈이 한결같이 쏟아지기를 바라는 장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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