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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지
1930년대

온천지

오장환 · 1930년대
온천지에는 하루에도 몇 차례 은(銀)빛 자동차(自動車)가 드나들었다. 늙은이나 어린애나 점잖은 신사(紳士)는, 꽃 같은 계집을 음식처럼 싣고 물탕을 온다. 젊은 계집이 물탕에서 개구리처럼 떠 보이는 것은 가장 좋다고 늙은 상인(商人)들은 저녁상 머리에서 떠들어댄다. 옴쟁이 땀쟁이 각색(各色) 더러운 피부병자(皮膚病者)가 모여든다고 신사(紳士)들은 투덜거리며 가족탕(家族湯)을 선약(先約)하였다.

주석

온천지(溫泉地) 온천이 솟아 목욕·요양을 하러 모여드는 곳.

물탕 온천물을 받아 몸을 담그는 탕, 곧 온천.

옴쟁이 전염성 피부병인 옴이 오른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각색(各色) 갖가지 종류, 여러 가지.

선약(先約) 먼저 약속하거나 예약함.

심상·해설

은빛 자동차가 드나드는 온천 마을에서, 여자를 음식처럼 싣고 와 향락을 누리며 가난한 피부병자들을 더럽다 멸시하는 신사·상인들의 위선과 타락한 세태를 차갑게 비추는 풍경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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