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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1
1920년대

단상 1

박용철 · 1920년대
가끔 가끔(새삼스리) 살기가 승거워집니다 그렇다고 앨써 죽기야 또 어찌합니까 그러기에 한다리를 끌고 절름바리거름을 것습니다 잊고 살다가도 돌처보면 승거웁지요 앨써 살값도 없지요마는 그렇다고 앨써죽기는 또 힘들지요 우리우슴은 속이뷔이고 깃브단말은 자전(字典)에서도 지워지오 나는 아조 비관(悲觀)하기로 결심(決心)을햇소

주석

자전(字典) 글자의 뜻을 풀이한 사전. 자전.

승겁다 '싱겁다'의 방언·옛 표기. 맛이 없고 무의미하다는 뜻.

심상·해설

살아도 싱겁고 죽기도 힘든 권태와 무의미 속에서 한 다리를 끌듯 절름거리며 걷는, 속이 텅 빈 웃음의 쓸쓸한 자화상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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