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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육
1930년대

어육

오장환 · 1930년대
신사(紳士)들은 식탁(食卓)에 죽은 어육(魚肉)을 올려놓고 입천장을 핥으며 낚시질에 대(對)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천기예보(天氣豫報)엔 일기(日氣)도 검어진다는(승합마차(乘合馬車)가 몹시 흔들리는) 기절(氣節)을, 신사(紳士)들은 바다로 간다고 떠들어댔다. 불순(不順)한 천후(天候)일수록 잘은 걸려드는 법(法)이라고 행랑아범더러 어류(魚類)들의 진기(珍奇)한 미끼, 파리나 지렁이를 잡아오라고 호령한다. 점잖은 신사(紳士)들은 어떠한 유희(遊戲)에서나 예절(禮節) 가운데에 행(行)하여졌다.

주석

어육(魚肉) 물고기의 살. 동시에 '남에게 짓밟히고 희생되는 약자'를 비유하는 한자 성어의 어감도 깔려 있어, 향락하는 신사와 대비됨.

승합마차(乘合馬車) 여러 사람이 함께 타도록 만든 합승용 마차.

기절(氣節) 여기서는 절기·철, 곧 날씨와 시기를 이름.

천후(天候) 그날그날의 날씨, 기상 상태.

행랑아범 행랑(대문간 곁방)에 살며 그 집 잔심부름과 막일을 하던 남자 하인.

심상·해설

죽은 물고기를 차려 놓고 입천장을 핥으며 낚시 이야기에 들뜬 점잖은 신사들의 식탁 풍경을 통해, 예절이라는 허울 아래 약자를 미끼처럼 다루는 향락과 위선을 차갑게 들춰내는 장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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