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어린 누이야
어찌 기쁨 속에만 열매가 지겠느냐.
아름다이 피었던 꽃이여! 지거라.
보드라운 꽃잎알이여!
흩날리거라.
무더운 여름의 우박이여!
오 젊음에 시련을 던지는
모든 것이여!
나무 그늘에 한철 매암이
슬피 울고
울다 허울을 벗더라도
나는 간직하리라.
소중한 것의 괴로움,
기다리는 마음은
절망의 어느 시절보다도
안타까워라.
오 나는 간직하리라.
주석
꽃잎알 꽃잎을 낱낱의 알갱이처럼 이른 시어. '보드라운 꽃잎'의 뜻.
매암이 '매미'의 옛말.
허울을 벗더라도 매미가 허물(껍데기)을 벗듯, 시련을 겪고 한 단계 성장함을 비유함.
심상·해설
꽃이 지고 우박이 쏟아지고 매미가 허물을 벗는 여름날의 시련 한가운데서, 어린 누이에게 괴로움마저 소중히 간직하며 견디라 다독이는 따뜻하고 의연한 목소리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