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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물을 주는 뜻은
1920년대

꽃에 물을 주는 뜻은

오일도 · 1920년대
꽃물 주는 뜻은 봄 오거던 꽃 피라는 말입니다. 남들이 말합니다 마른 이 땅 위에 어이 꽃 필까 그러나 나는 뜰에 나가서 꽃에 물을 줍니다 자모(慈母)의 봄바람이 불어 오거든 보옵소서 담뿍 저 가지에 피는 붉은 꽃을 한 포기 작은 꽃에 물 주는 뜻은 여름 오거든 잎 자라라는 탓입니다. 남들이 말하기를— 가을 오거든 열매 맺으라는 탓입니다. 남들이 말하기를 돌과 모래 위에 어이 열매 맺을까 그러나 나는 꽃에 물을 줍니다. 황금의 가을 볕 쪼일 제 보옵소, 저 가지에 익어 달린 누런 열매를. 메마른 이 땅 위에 어이 잎 자라날까 그러나 나는 날마다 쉬지 않고 꽃에 물을 줍니다 여름 하늘 젖비가 나리거든 보옵소, 가득 저 가지에 피는 푸른 잎을. 한 포기 작은 꽃에 물 주는 뜻은 한 포기 작은 꽃에 물 주는 뜻은 님의 마음을 아니 어기랴는 탓입니다. 꽃 필 때에는 안 오셨으나 잎 필 때에는 안 오셨으나 열매 맺을 때에야 설마 아니 오실까. 오늘도 나는 뜰에 나가서 물을 줍니다. 꽃에 물을 줍니다.

주석

자모(慈母) 자애로운 어머니. '자모의 봄바람'은 어머니의 사랑처럼 따스한 봄바람을 비유한 표현이다.

젖비 젖처럼 만물을 길러 내는 비, 곧 단비. 여름철 식물을 키우는 알맞은 비를 가리킨다.

페라운 '메마른'의 뜻으로 보이는 옛 표기·방언으로, 본문의 같은 자리에서는 '메마른'으로 풀었다.

심상·해설

메마른 땅이라 꽃이 피겠느냐는 의심에도 날마다 뜰에 나가 물을 주며, 붉은 꽃과 푸른 잎과 누런 열매를 차례로 그리는 정성과, 끝내 오실 임을 향한 변치 않는 기다림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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