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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시름
1930년대

밤의 시름

윤곤강 · 1930년대
오라는 사람도 없는 밤거리에 홀로 서면 먼지 묻은 어둠 속에 시름이 거미처럼 매달린다 아스팔트의 찬 얼굴에 이끼처럼 흰 눈이 깔리고 빌딩의 이마 위에 고드름처럼 얼어붙는 바람 눈물의 짠 갯물을 마시며 마시며 가면 흐미하게 켜지는 등불에 없는 고향이 보이고 등불이 그려 놓는 그림자 나의 그림자 흰 고양이의 눈길 위에 밤의 시름이 깃을 편다

심상·해설

눈 내린 도시의 밤거리, 아스팔트와 빌딩이 차갑게 얼어붙은 가운데 홀로 선 이의 가슴에 시름이 거미줄처럼 늘어진다. 희미한 등불 속에 잃어버린 고향이 어른거리고, 흰 고양이의 눈빛 위로 밤의 우수가 날개를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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