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늙은 새
설 힘조차 없는 늙은 새
군혹까지 늘어진 할아버지 새
떨어지는 깃(羽[우]) 간신히 추스르는
힘 없는 새
벌써 흐리어진 그대의 눈
무엇을 꿈 꾸는가 !
먼 물가인가?
젊었을 때를 그림인가?
비록 하늘의 비밀은 캐어내고
땅과 바다의 신비는 헤쳐대도
수그리고 웅크린 그대의 안과 속은
내 알 길 바이 없고나 !
주석
군혹 쓸데없이 더 붙은 혹. 늙어 군더더기처럼 늘어진 살을 가리킨다.
깃(羽) 새의 깃털.
바이 '전혀·도무지'를 뜻하는 옛말. 흔히 '없다'와 어울려 '바이없다(전혀 없다)'로 쓰인다.
심상·해설
떨어지는 깃을 간신히 추스르며 흐려진 눈으로 먼 물가를, 혹은 젊은 날을 꿈꾸는 듯한 늙은 새의 웅크린 모습에, 세월의 무게와 헤아릴 수 없는 속마음이 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