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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2)
1930년대

나비 (2)

윤곤강 · 1930년대
비바람 험살궂게 거쳐 간 추녀 밑 ─ 날개 찢어진 늙은 노랑나비가 맨드라미 대가리를 물고 가슴을 앓는다 찢긴 나래에 맥이 풀려 그리운 꽃밭을 찾아갈 수 없는 슬픔에 물고 있는 맨드래미조차 소태 맛이다 자랑스러운손 화려한 춤 재주도 한 옛날의 꿈조각처럼 흐리어 늙은 舞女처럼 나비는 한숨진다

주석

추녀 처마 끝의 비스듬히 휘어 나온 부분.

소태 소태나무 껍질. 몹시 쓴맛을 내는 것의 대표로, '소태 맛'은 견디기 어렵게 쓰디쓴 맛을 뜻함.

舞女[무녀] 춤추는 여자, 무희(舞姬).

자랑스러운손 '자랑스럽던 것은'의 옛 표현. '-손'은 강조의 옛 어미.

심상·해설

비바람에 날개가 찢긴 늙은 노랑나비가 처마 밑에서 맨드라미를 문 채, 그리운 꽃밭에도 못 가고 화려했던 옛 춤 솜씨를 잃어 늙은 무희처럼 한숨짓는 애잔함이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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