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1950년대
아름다운 얘기를 하자
아름다운 얘기를 좀 하자
별이 자꾸 우리를 보지 않느냐
닷돈짜리 왜떡을 사먹을 제도
살구꽃이 환한 마을에서 우리는 정답게 지냈다
성황당 고개를 넘으면서도
우리 서로 의지하면 든든했다
하필 옛날이 그리울 것이냐만
늬 안에도 내 속에도 시방은
귀신이 뿔을 돋쳤기에
병든 너는 내 그림자
미운 네 꼴은 또 하나의 나
어쩌자는 얘기냐, 너는 어쩌자는 얘기냐
별이 자꾸 우리를 보지 않느냐
아름다운 얘기를 좀 하자.
주석
닷 돈 다섯 돈. '돈'은 옛 화폐 단위로, 닷 돈은 적은 값을 이른다.
왜떡(倭―) 밀가루 등을 얇게 구워 만든 일본식 과자·전병. 근대기에 흔히 사 먹던 군것질거리다.
성황당(城隍堂) 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당집. 보통 고갯마루나 길목에 있어 오가는 이들이 안녕을 빌었다.
시방 '지금'을 뜻하는 말.
심상·해설
별이 내려다보는 밤, 살구꽃 환한 마을에서 정답던 옛 정을 떠올리며 서로 미워진 지금을 돌아본다. '병든 너는 내 그림자'라는 자기 성찰 속에 아름다운 이야기로 화해하려는 간절함이 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