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The Last Train
1930년대

The Last Train

오장환 · 1930년대
저무는 역두(驛頭)에서 너를 보냈다. 비애(悲哀)야! 개찰구에는 못 쓰는 차표와 함께 찍힌 청춘의 조각이 흩어져 있고 병든 역사(歷史)가 화물차에 실리어 간다. 대합실에 남은 사람은 아직도 누굴 기다려 나는 이곳에서 카인을 만나면 목 놓아 울리라. 거북이여! 느릿느릿 추억을 싣고 가거라 슬픔으로 통하는 모든 노선이 너의 등에는 지도처럼 펼쳐 있다.

주석

역두(驛頭) 역의 어귀, 곧 역 앞이나 플랫폼을 이르는 말.

카인 구약성서에서 동생 아벨을 죽이고 떠도는 자가 된 인물. 죄와 유랑, 깊은 비애를 상징함.

거북이 등의 지도 거북 등딱지의 갈라진 무늬를 철도 노선도에 빗댄 표현. 슬픔으로 이어진 모든 길을 암시함.

심상·해설

해 저무는 역머리에서 슬픔을 떠나보내고, 못 쓰는 차표처럼 흩어진 청춘과 화물차에 실려 가는 병든 시대를 바라보며, 거북 등의 지도 같은 모든 노선이 슬픔으로 이어진 막차의 풍경이 떠오른다.

오장환의 다른 작품

비슷한 심상의 다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