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실제 4
저 달이 다시 이운다
둥그렀다 다시이운다
서리품은 구름이 어른거리니
바수수 나뭇잎이 지레듣는다
九月 十月 동지 섣달
九月 十月 동지 섣달
이렇게 헤이노라니
스르르 눈물이 눈에서 돈다
국화야 무슨꽃이랴
열매없으니
나비를 못맞으니
찬바람의 향기는 살을깊이 어일뿐
아! 젊은몸 여름날을 누워지내고
제철꽃보다 단풍이 더욱붉거니
봄새소리보다 귀뚜리가 더욱잦거니
주석
이운다 (달이) 둥글었다가 차차 기울어 작아진다. '이울다'는 시들거나 기우는 것.
지레듣는다 제때보다 미리, 먼저 (잎이) 떨어진다. '지레'는 미리, '듣다'는 떨어지다의 옛말.
어일뿐 / 어이다 '에다'의 옛말. 칼로 도려내듯 살을 아리게 함. '살을 깊이 에일 뿐'.
귀뚜리 '귀뚜라미'의 준말.
심상·해설
둥글었다 다시 기우는 달과 서리 품은 구름 아래 잎이 지레 지고, 열매도 못 맺는 국화처럼 헛되이 흘러간 젊은 날을 헤아리며 눈물 도는 가을밤의 장면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