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항성의 밤
항성(杭城)의 밤저녁은 개가 짖어 깊어 가네
비단(緋緞) 짜는 오희(吳姬)는 어이 날밤 새우는고
뉘라서 나그네 근심을 올올이 엮어 주리.
주석
항성(杭城) 중국 절강성의 도시 항주(杭州)의 성. 심훈이 한때 머물던 곳.
오희(吳姬) 옛 오나라 땅, 곧 강남 지방의 여인. 여기서는 항주에서 비단을 짜는 여인을 가리킴.
올올이 실의 가닥마다, 한 올 한 올마다라는 뜻의 옛말('을을이').
심상·해설
개 짖는 소리에 깊어 가는 항주의 밤, 밤새 비단을 짜는 강남 여인의 모습 위로 타향살이 나그네의 시름이 실올처럼 엮여 가는 정경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