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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십리
1930년대

명사십리

심훈 · 1930년대
시퍼런 성낸 파도(波濤) 백사장(白沙場)에 몸 부딪고 먹장구름 꿈틀거려 바다 위를 짓누르네 동해(東海)도 우울(憂鬱)한 품이 날만 못지않구나. 풍덩실 몸을 던져 물결과 태껸하니 조알만한 세상근심 거품 같이 흩어지네, 물가에 가제집 지며 하루해를 보내다.

주석

명사십리(明沙十里) 함경남도 원산 부근의 이름난 모래밭 해변. 고운 모래가 십 리에 걸쳐 펼쳐져 있다 하여 붙은 이름으로, 해당화와 해수욕장으로 유명하다.

태껸 택견. 우리나라 전통 무예의 하나로, 발과 손을 놀려 상대와 겨룬다. 여기서는 파도와 몸으로 겨루며 논다는 뜻으로 쓰였다.

조알 좁쌀의 한 알. '조알만하다'는 좁쌀 한 알처럼 아주 작다는 뜻이다.

가제집 게딱지처럼 작고 허름하게 지은 집. 바닷가 모래밭에 임시로 지은 작은 집을 이른다.

심상·해설

성난 파도가 부서지는 명사십리 바닷가에 풍덩 뛰어들어 물결과 한바탕 겨루니, 좁쌀 같던 세상 근심이 물거품처럼 흩어지는 시원하고 호방한 여름 한낮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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