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밤
밤 깊은 밤
바람이 뒤설레며
문풍지가 운다.
방 텅 비인 방 안에는
등잔불의 기름 조는 소리뿐……
쥐가 천장을 모조리 써는데
어둠은 아직도 창 밖을 지키고,
내 마음은 무거운 근심에 짓눌려
깊이 모를 연못 속에서 자맥질한다.
아아, 기나긴 겨울 밤에
가늘게 떨며 흐느끼는
고달픈 영혼의 울음 소리……
별 없는 하늘 밑에 들어 줄 사람 없구나!
1923년 겨울, 집에서
주석
문풍지 문틈으로 새는 바람을 막으려고 문짝 가장자리에 바르는 종이. 바람이 불면 떨리며 소리가 난다.
자맥질 물속에서 팔다리를 놀리며 떴다 잠겼다 하는 것. 여기서는 근심에 짓눌려 마음이 가라앉았다 떠오르기를 반복함을 비유한다.
심상·해설
바람에 문풍지가 우는 깊은 겨울밤, 텅 빈 방에서 등잔불만 가물거리고 천장의 쥐 갉는 소리와 흐느끼는 듯한 적막이 가슴을 짓누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