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실제 2
바람은 개바주 틈에서 섧게도 울며,
이름 모를 작은 새가 실버드나무에서
꿈같은 노래를 혼자 좋아 부를 때,
앞바다로는 고기를 낚으려,
뒷동산으로는 꽃을 꺾으려
오가던 옛동무의 잃어버린 얼굴의
내 고향의 그리운 그 봄날은 지금 어디로……
주석
개바주 갯바자. 갯가(물가)에 둘러친 바자(대·갈대 따위로 엮은 울타리).
실버드나무 실버들. 가지가 가늘고 길게 늘어진 버드나무.
실제(失題) 제목을 잃었거나 따로 붙이지 않은 시. 무제와 비슷하다.
심상·해설
갯가 울타리를 스치는 바람과 실버들에 앉은 작은 새의 노래 속에, 고기 낚고 꽃 꺾던 어린 날의 고향 봄이 아련히 떠올랐다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