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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언덕
1940-1950년대

유월의 언덕

노천명 · 1940-1950년대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 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어가지고 안으로만 들다 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사슴이 말을 하지 않는 연유도 알아듣겠다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언덕은 곱기만 한데...

심상·해설

아카시아꽃이 핀 고운 유월의 언덕과 양귀비꽃 붉은 보리밭을 배경으로, 인파 속에서 도리어 얼음처럼 차오르는 고독이 그려진다. 파라솔을 접듯 마음을 닫는 적막한 감각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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