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1950년대
여인부
미용사(美容師)에게
결발(結髮)을 읽히는 대신
무릇 여인이여
온달에게서 ‘바보’를 배우라
총명한 데에 여인은
가끔 불행을 지녔다
진실로 아리따운 여인아
네 생각이 높고 맑기
저 구월의 하늘 같고
가슴에 지닌 향낭(香囊)보다
너는 언제고 마음이 더 향그러워라
여인 중에
학처럼 몸을 갖는 이가 있어 보라
물가 그림자를 보고
외로워도 좋다
해연(海燕)은 어디다
집을 짓는지 아느냐
주석
결발(結髮) 머리를 땋거나 묶어 매만지는 일. 여기서는 미용사에게 머리치장을 맡기는 것을 뜻한다.
온달 고구려 평강공주 설화 속 '바보 온달'. 어리석어 보였으나 공주의 헌신으로 큰 인물이 된 인물로, 여기서는 영악함보다 순박함의 미덕을 상징한다.
향낭(香囊) 향을 넣어 몸에 지니는 작은 주머니, 향주머니.
해연(海燕) 바다제비. 먼 바다 위를 나는 새로, 정처 없는 고고한 삶을 상징한다.
심상·해설
구월의 높고 맑은 하늘과 향주머니, 물가에 고요히 선 학의 모습을 빌려 여인의 내면적 기품과 고고함을 그린다. 정갈하고 명상적인 분위기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