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1950년대
작별
어머니가 떠나시던 날은 눈보라가 날렸다.
언니는 흰 족두리를 쓰고
오라버니는 굴관을 하고
나는 흰 댕기 늘인 삼또아리를 쓰고
상여가 동리를 보고 하직하는
마지막 절하는 걸 봐도
나는 도무지 어머니가
아주 가시는 것 같지 않았다.
그 자그마한 키를 하고―
산엘 갔다 해가 지기 전
돌아오실 것만 같았다.
다음날도 다음날도 나는
어머니가 들어오실 것만 같았다.
주석
굴관 굴건(屈巾). 상주가 상복을 입을 때 머리에 두건 위로 덧쓰는 건. 상례 복식이다.
삼또아리 삼(베)으로 만든 또아리 모양의 머리쓰개. 상중에 여자가 머리에 쓰던 상복 차림의 일종.
동리 마을, 동네를 뜻하는 말.
심상·해설
눈보라 속 상여가 떠나는 어머니의 장례 풍경. 상복 차림 속에서도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고 어머니가 곧 돌아오실 것만 같은, 담담하면서도 사무치는 그리움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