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1950년대
비련송
하늘은 곱게 타고 양귀비는 피었어도
그대일래 서럽고 서러운 날들
사랑은 괴롭고 슬프기만 한 것인가
사랑의 가는 길은 가시덤불 고개
그 누구 이 고개를 눈물없이 넘었던고
영웅도 호걸도 울고 넘는 이 고개
기어이 어긋나고 짓궂게 헤어지는
운명이 시기하는 야속한 이 길
아름다운 이들의 눈물의 고개
영지못엔 오늘도 탑그림자 안 비치고
아사달은 뉘를 찾아 못 속으로 드는 거며
그 슬픈 아기 아사녀의 이 한을 어찌 푸나
주석
비련송(悲戀頌) 슬픈 사랑을 기리어 부르는 노래라는 뜻의 제목.
양귀비 붉게 피는 꽃 이름이자, 당 현종의 비(妃)로 비극적 사랑의 주인공인 양귀비(楊貴妃)를 함께 떠올리게 한다.
영지못·탑그림자 경주 불국사 석가탑(무영탑)에 얽힌 전설의 못. 탑이 완성되면 못에 그림자가 비치리라 했으나 끝내 비치지 않아 '무영탑(그림자 없는 탑)'이라 불린다.
아사달·아사녀 석가탑을 만든 백제 석공 아사달과 그의 아내 아사녀. 남편을 기다리다 못에 몸을 던졌다는 비련의 설화 속 인물들이다.
심상·해설
사랑을 가시덤불 고개에 빗대고, 불국사 무영탑 전설의 아사달·아사녀의 비극을 끌어와 어긋난 사랑의 한을 노래한다. 그림자 비치지 않는 영지못 위로 못다 푼 슬픔이 아득히 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