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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1940-1950년대

봄비

노천명 · 1940-1950년대
강에 얼음장 꺼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는 내 가슴속 어디서 나는 소리 같습니다 봄이 온다기로 밤새것 울어 새일 것은 없으련만 밤을 새워 땅이 꺼지게 통곡함은 이 겨울이 가는 때문이었습니다 한밤을 즐기차게 서러워함은 겨울이 또 하나 가려 함이었습니다 화려한 꽃철을 가져온다지만 이 겨울을 보냄은 견딜 수 없는 비애였기에 한밤을 울어울어 보내는 것입니다

주석

밤새것 '밤새도록, 밤이 새기까지'를 뜻하는 옛 표현.

즐기차게 '줄기차게', 즉 끊이지 않고 줄곧 이어지는 모양을 뜻하는 말의 옛 표기로 본다.

심상·해설

강의 얼음장이 꺼지는 소리가 가슴속에서 울리는 봄밤. 꽃 피는 계절이 온다 해도 떠나보내는 겨울이 서러워 밤새 통곡하는, 시간의 흐름 앞에 선 깊은 비애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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