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1950년대
기원
신사(神社)의 이른 아침
뜰엔 비질한 자국 머리 빗은 듯 아직 새로운데
경건(敬虔)히 나와 손 모으며 기원하는 여인이 있다.
일본의 전 아세아의 무운(武運)을 비는 청정한 아침이어라
어머니의 거룩한 정성
아내의 간절한 기원
아버지를 위한 갸륵한 마음들……
같은 이 시간 방방곡곡 신사가 있는 곳
아름다운 이런 정경이 빚어지고 있으리
주석
기원(祈願) 바라는 일이 이루어지기를 빎. 이 시는 일제 말기 신사 참배와 전쟁 승리 기원을 미화한 친일 작품이다.
신사(神社) 일본 고유 신앙인 신토(神道)의 신을 모신 사당. 일제는 식민지 조선에 신사를 세우고 참배를 강요했다.
무운(武運) 전쟁에서의 운수. '무운을 빈다'는 것은 전쟁의 승리와 무사함을 기원함을 뜻함.
심상·해설
비질 자국이 선명한 신사 뜰의 이른 아침, 여인이 경건히 손을 모아 전쟁의 무운을 빌고 같은 시각 방방곡곡 신사마다 그런 기도가 이어지는 정경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