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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맞이
1940-1950년대

새해맞이

노천명 · 1940-1950년대
구름장을 찢고 화살처럼 퍼지는 새 날빛의 눈부심이여 ‘설’ 상을 차리는 다경(多慶)한 집 뜰 안에도― 나무판자에 불을 지르고 둘러앉은 걸인들의 남루 위에도― 자비로운 빛이여 새해 늬는 숱한 기막힌 역사를 삼켰고 위대한 역사를 복중(腹重)에 뱄다 이제 우리 늬게 푸른 희망을 건다 아름다운 꿈을 건다

주석

다경(多慶)하다 경사가 많다는 뜻의 한자어.

남루(襤褸) 해어진 헌 옷, 누더기를 이르는 말.

늬 '너'를 가리키는 옛 표기. '늬게'는 '너에게'에 해당한다.

복중(腹重)에 뱄다 뱃속에 잉태했다는 뜻. 새해가 위대한 역사를 품고 있음을 비유한다. '복중(腹中)'으로도 통한다.

심상·해설

구름을 찢고 화살처럼 퍼지는 새해 첫 햇빛이, 경사 많은 집 뜰에도 모닥불 둘러앉은 걸인의 누더기에도 고루 내린다. 지난 역사를 삼키고 새 역사를 품은 새해에 푸른 희망을 거는 밝은 다짐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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