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별과 새에게
만약 내가 속절없이 죽어
어느 고요한 풀섶에 묻히면
말하지 못한 나의 기쁜 이야기는
숲에 사는 적은 새가 노래해 주고
밤이면 눈물어린 금빛 눈동자 별떼가
지니고간 나의 슬픈 이야기를 말해 주리라
그것을 나의 벗과 나의 원수는
어느 적은 산모롱이에서 들으리라
한개 별의 넋을 받어 태어난 몸이니
나는 우지 마자 슬피 우지 마자
나의 명이 다 ─ 하야 내가 죽는 날
나는 별과 새에게 내 뜻을 심고 가리라
주석
산모롱이 산모퉁이의 휘어 돌아간 곳. 산자락이 굽어 도는 모서리를 이른다.
심상·해설
고요한 풀숲에 묻혀 작은 새가 기쁜 이야기를 노래하고, 밤하늘 금빛 별 떼가 슬픈 사연을 전해 주는 죽음 이후의 풍경. 별의 넋을 받아 태어났다는 자긍으로 울음을 삼키며, 죽는 날 별과 새에게 자신의 뜻을 심고 가겠다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