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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매를 보고
1920년대

낙매를 보고

김억 · 1920년대
꽃얼골 흰살갓은 야욋으나마 동풍에 열매맺고 가지프르러 봄자최를 끊잔코 전해주나니 이인생 쓴이별이 어이 미츠랴. 옥모빙기염염쇠 동풍결자녹생지 전면부단춘소식 유승인간한별리 얼골은 야욋으나 봄자최 분명할시 동풍에 열매맺고 가지는 프르거니 이인생 쓰린이별만 맹랑한가 하노라.

주석

낙매(落梅) 떨어진 매화. 꽃이 진 뒤의 매화나무를 가리킴.

옥모빙기염염쇠 동풍결자녹생지 / 전면부단춘소식 유승인간한별리 원시의 한시 부분. ‘옥 같은 얼굴 얼음 같은 살결이 점점 시들어가나 봄바람에 열매 맺고 푸른 가지 돋우니, 봄소식을 끊임없이 잇는 것이 인간의 한스러운 이별보다 낫다’는 뜻. 김억이 옛 한시를 우리말로 옮긴 역시(譯詩)이다.

맹랑(孟浪)하다 허망하고 부질없다, 어이없다는 뜻.

심상·해설

꽃은 졌어도 봄바람에 열매 맺고 푸른 가지를 뻗어 봄소식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매화를 보며, 한번 가면 그만인 인간의 이별이 도리어 덧없음을 곱씹는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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