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외로움의 부름
아니라고 머리는 흔들어도
저녁이 되면은
먼 고향을 생각하고
뜨거운 눈물방울을 지운다.
오─ 먼 곳서 표류하는
내 하나님 그 속에 계신
아픈 가슴아 가슴아.
그렇다고 눈은 깨었어도
물결이 험하면은 바람이 사나우면은
역시 내 몸에 없는 가시를 보고
둥그런 과실을 숨겨버린다.
오─ 옛날의 날 빌어주던
하나님 앞에 나를 고(告)하신
미쁜 고향아 고향아.
물결에 살아 추워도 바람에 밀리어도
가슴속을 보면은 피 아픔을 보면은
하나님을 생각하고, 고향을 못 잊고,
무릎을 굽혀 우리의 기도를 또 한다.
오─ 벗아 아는가 모르는가
이 몸은 그대를 그리워 마르고
이 마음은 그대로 인해 높았음을.
주석
표류(漂流) 물 위를 정처 없이 떠돎. 여기서는 고향을 떠나 떠도는 처지를 가리킨다.
과실(果實) 과일, 열매.
미쁜 믿음직한, 미덥다. '미쁘다'는 '믿음직스럽다'의 옛말.
고(告)하신 아뢰다, 알리다. 여기서는 고향이 하나님께 나를 위해 아뢰어 주었다는 뜻.
심상·해설
아니라 고개를 저어도 저녁이면 먼 고향이 사무쳐 눈물짓고, 험한 물결과 바람에 밀리면서도 하나님과 고향을 떠올리며 무릎 꿇어 기도하는, 외로움에 젖은 신앙의 정경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