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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늘
1920년대

가을하늘

오일도 · 1920년대
남벽(藍碧)의 하늘이 동그란 연잎처럼 바람에 말려 나날이 높아간다 지연(紙鳶)을 딸는 아기의 마음으로 나는 발돋움하며 언덕에 여기 섰나니. 저 한 점 백운(白雲)이 어린날 풍선구(風船球)보담 더 타고 싶어······ 제비도 날아 닿지 못하는 곳 저기, 가을 여신(女神)의 치마 끝이 나부낀다

주석

남벽(藍碧) 쪽빛을 띤 짙은 푸른색. '남벽의 하늘'은 짙푸른 가을 하늘을 가리킨다.

지연(紙鳶) 종이로 만든 연(鳶). '딸는'은 '따르는'의 옛 표기.

백운(白雲) 흰 구름.

풍선구(風船球) 공처럼 둥근 풍선. '풍선'을 가리키는 옛말.

심상·해설

동그란 연잎처럼 나날이 높아 가는 짙푸른 가을 하늘 아래, 연 띄우는 아이의 마음으로 언덕에 발돋움하며 흰 구름과 가을 여신의 치마 끝을 올려다보는 청량함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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